구글 면접은 왜 어려울까?
논리력과 창의성을 평가하는 면접
취업은 시험이 아니다. 채용은 기업 조직에 적합한지, 지원직무를 잘 할 수 있는 지 검증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서류전형과 인적성검사 등의 필기시험을 통과하더라도 면접과정에서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평가하게 된다. 면접은 당신의 본질을 심도 있게 검증하는 채용의 핵심이다. 취업에 대한 도움을 주기 위해 2015년 1월부터 월간 <시사&상식>에 '취업 A to Z'를 게재 중이며, 6월부터는 면접관련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이번 글은 구글 면접을 통해서 수험생 같은 면접준비에 경각심을 일깨우고 싶다. |
취업은 면접에서 승부가 갈린다. 서류전형 합격률이 높은 명문대 출신은 면접에서 여러 차례 탈락하는 경우가 생기고, 중하위권 대학 출신 중에는 수많은 서류 광탈 끝에 얻은 단 한번의 면접기회에 합격하기도 한다. 따라서 자기소개서는 면접을 염두에 두고 작성해야 하고, 모든 취업준비는 면접에 대비하여 직무적합도와 조직적합도를 강화해야 한다.
갑자기 나타난 옥외 광고판의 비밀
2004년 7월 미국 대륙 양편에 옥외광고판이 등장했다. 동부 캠브리지의 하버드 스퀘어와 서부 실리콘밸리에 있는 101번 고속도로 주변에 다음과 같은 광고판이 세워졌다. 누가 세웠는지, 무슨 광고인지, 전혀 언급이 없었다. 그것은 테스트 문제였다. {자연상수 e를 풀어서 쓸 때 제일 처음 발견되는 열 자리 소수}.com이라는 옥외광고판은 누가 세운 것일까?
[그림] 정체불명의 옥외광고판
예상대로 광고판은 유명세를 탔다. 수학에 관심이 있는 여러 블로거들이 이 광고판을 언급했다. 미 공영라디오 NPR도 이 퀴즈를 다뤘다. 이 퀴즈를 처음으로 푼 사람은 물리학자 겸 수학자 스티븐 울프럼이었다. 광고판 퀴즈에 호기심이 생긴 그는 상수 e의 소수점 99자리부터 시작되는 숫자 10개는 7,427,466,391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2.71828182845904523535360287471352662497757247093699959574966967627772407663035354594571382178525116647427466391….
7427466391.com을 입력하자 다음과 같은 안내문구가 나타났다.
“레벨Ⅱ에 오신 것을 축하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문제가 나왔다. 그 문제의 정답을 맞히면 레벨Ⅲ로 갈 수 있었다. 그렇게 레벨은 계속 올라갔다. 최종 레벨을 끝내면 구글에 이력서를 보내달라는 초대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옥외 광고판을 활용한 구글의 면접문제였던 것이다.
이런 방식을 쓰지 않더라도 구글에는 이미 똑똑한 사람들이 입사하겠다고 쇄도하고 있었다. 이 테스트의 목적은 구글의 혁신성을 강조하는 광고였다. 구글의 의도를 충분히 광고하면서도 우수한 인재들을 더욱 구글로 빨아들이는 촉진제가 되었다. 1998년 설립된 구글은 첫 5년간은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중 한 명은 반드시 면접에 참석했다. 지금도 페이지는 모든 채용의 최종 승인을 담당하고 있다. 구글은 매년 100만개의 입사지원서를 받는다. 최종경쟁률은 130:1로 추정된다. 하버드 대학교 입시경쟁률이 14:1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경쟁률이다. 그런데 우리 회사를 위해 일하러 와달라고 설득하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구글은 그런 과정을 뒤집어 놓았다. 영리한 사람들은 몽땅 구글에 입사하기 위해 성지순례를 떠나고, 구글은 상당한 시간을 대단히 뛰어난 인재들을 퇴짜 놓는데 쓰고 있다. 구글은 채용에서 이미 앞서가고 있다.
[그림] 구글 신사옥(계획)
채용을 결정하는 다양한 면접
당신은 구글에 입사하기 위해 면접을 보고 있다. 첫 번째 만난 면접관은 입사지원서에 있는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질문을 한다. 당신은 열심히 대답을 하지만 면접관은 쳐다보지도 않고 노트북에 뭔가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당신을 흘끗 쳐다보면서 “이번에는 질문이 좀 특이합니다.”라고 말하며 씨익~ 웃는다.
[질문] 당신이 키가 5센트짜리 동전 크기로 줄어든 상태로 믹서 속에 빠졌다고 가정해 보라. 부피는 줄었으나 밀도는 평소와 같다. 믹서 날은 60초 내에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
[그림] 믹서기 속 사람
“주머니에서 잔돈을 꺼내 믹서 모터에 던져 넣어서, 날이 걸려 움직이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당신이 대답하자 면접관은 노트북에 무언가를 기록하며 말한다.
“믹서 안쪽은 밀폐되어 있어요. 동전이 기계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믹서로 갈아낸 내용물도 기계 안으로 새 들어가겠죠.”
“그렇겠네요. 그러면 벨트를 풀고 셔츠를 벗어 찢어서 서로 연결해 로프를 만들겠어요. 그런 다음 로프 끝에 신발을 묶어서 믹서기 바깥으로 던져서 꼭대기에 걸치겠어요. 그리고 로프를 타고 올라가는 거죠.”
“신발이 어떻게 본인 몸무게를 지탱하겠어요? 몸무게가 신발보다 더 무겁지 않나요?”
그리고 면접관은 조목조목 문제점을 하나씩 지적하기 시작했다. 줄어든 셔츠 가지고 어떻게 믹서기 꼭대기까지 닿을 수 있는 로프를 만들 수 있는지? 믹서기 꼭대기로 올라간 다음 어떻게 다시 바닥까지 내려갈 것인지? 그런 행동을 모두 60초 내에 끝낼 수 있는지? 등등.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면접관은 잘 가라고 인사를 했다. 절망하며 돌아서는 당신에게 구글 같이 일하기 좋은 직장은 마치 모든 것이 있는 ‘약속의 땅’처럼 느껴진다. 구글플렉스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모두 똑똑하고 억세게 운이 좋아 보인다.
어느 나라를 가든 구직자들에겐 좋은 상황이 아니다. 좋은 일자리는 제한적이고 구직자들은 넘쳐난다. 면접 기회를 얻기조차 어렵지만 면접장에 가면 난해하고 무례하고 위협적인 심사과정이 당신을 압박한다.
“우리 회사에 왜 지원했나?”
“그 동안 지원직무를 위해 노력했던 일에 대해 말해보라.”
“살아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
“무례한 고객을 상대했던 경험에 대해 말해보라.”
“상사의 부당한 업무지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우리가 왜 당신을 채용해야 하나?”
이뿐이 아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진다.
“맹인에게 파란색을 설명해 보라.”
“전국의 전봇대는 몇 개일까?”
“한 대의 버스 안에 몇 개의 골프공이 들어갈까?”
“전국에서 한 주 동안 소비되는 피자는 몇 판일까?”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의 모래알은 몇 개일까?”
“전세계에 축구공은 전부 몇 개나 될까?”
다음은 컨설팅기업 Accenture가 출제하는 전통적인 네 가지 면접 문제이다. 왜 이런 문제를 내는 것인지 의도를 생각하면서 풀어보라. 실현 가능성에 신경 쓰지 말고 논리적으로 접근하면 된다. 당신의 논리력을 테스트 해보라. 정답은 맨 뒤쪽에 있다.
1. 기린을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2.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3. 라이언 킹이 동물회의를 열었다. 한 동물만 빼고 모든 동물들이 참석했다. 빠진 동물은 무엇인가? 4. 악어나라에서 강물을 건너야 하는데 보트가 없다. 어떻게 건너겠는가? |
맥킨지에게 배우는 논리적 사고
세계 최고의 컨설팅펌인 맥킨지는 ‘30초 룰’로 불리는 엘리베이터 테스트로 유명하다. 만일 당신이 맥킨지 컨설턴트로서 사장에게 보고할 일이 있는데, 사장은 급히 나가야 하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타는 동안 설명을 마쳐야 한다. 사장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기 전 30초 동안 간략하고 논리적으로 핵심만 보고해야 한다.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설명할 것인가?
면접에서는 논리적 사고가 필요하다. 면접관에게 자신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두괄식으로 대답하고 3가지 이유로 부연 설명하는 맥킨지식 사고방식이 도움이 된다.
첫째, 두괄식으로 말한다.
둘째, 이유를 3가지로 설명한다
결론을 먼저 간략하게 한 문장으로 말하고, 그 이유에 대해 중요도 순서에 따라서 세 가지로 말하는 방법이다. 이렇게만 하더라도 모든 대답은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틀을 갖추게 된다. 그리고 MECE와 Logic Tree를 이해하면 논리적 사고를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된다.
MECE
MECE(Mutually Exclusive and Collectively Exhaustive)란 어떤 사항이나 상황에 대해 중복되지 않고, 누락되지 않도록 하여 부분으로 전체를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그림 (A)는 직사각형 영역 전체를 노랑, 파랑, 빨강색 영역으로 중복되지 않고 누락되지 않게 구분하였다. 그림 (B)는 중복되지는 않았으나 누락된 부분이 많다. 그림 (C)는 노랑, 파랑, 빨강색 영역이 서로 겹치면서 중복되었고 누락된 영역도 많다. 따라서 그림 (A)만 MECE하게 구분되었다.
만일 사람을 구분하는 경우에는 성별에 따라서 남성, 여성으로 MECE하게 구분할 수 있고, 연령으로는 20세 미만, 20대, 30대, 40대, 50대, 60세 이상으로 구분하면 MECE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어떤 사항을 분석할 때 MECE하게 구분하는 것이 논리력의 출발점이 된다.
MECE의 특징은 다양한 관점과 차원에서 문제를 조망하며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답을 도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교육은 문제풀이 과정보다 빠른 시간에 정답 찾기에 치중하기에 MECE에 익숙하지 않고 논리력이 부족하다. MECE라는 관점으로 주어진 상황을 분석하면 문제해결의 실마리 찾기가 수월하고, 면접에서도 MECE 방식을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Logic Tree
담배회사에서 신제품 개발을 위해 20대, 30대 젊은 층에 대한 남녀 흡연인구를 조사한다면 다음처럼 트리 모양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이처럼 나무 가지 모양으로 분류해 나가는 방식을 Logic Tree라고 부른다.
[그림] Logic Tree 사례
이때 중복되지 않으면서도 누락되지 않도록 구분하는 MECE 방식을 적용한다. 첫 번째 트리에 남녀 성별 구분 대신 20대, 30대의 연령층으로 구분하거나, 흡연자와 비흡연자로 구분할 수도 있다. MECE 방식을 적용하면 접근방법은 다양하지만 동일한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 이처럼 주어진 상황을 분석할 때, MECE와 Logic Tree를 활용하면 논리적으로 접근하기 쉽다.
창의성을 평가하는 괴상한 질문
2008년 1월, 상원의원이자 유력한 대통령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는 자신이 新경제에 적합하다는 이미지를 확립하고 싶었다. 그는 구글플렉스를 방문해 구글 CEO 에릭 슈미트와 공개 대담을 가졌다. 슈미트는 대통령이 되는 게 어렵지만, 구글 직원이 되는 것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오바마에게 이렇게 물었다.
“100만개의 32비트 정수를 골라내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입니까?”
오바마가 대답했다.
“버블정렬(bubble sort)로는 힘들겠죠.”
청중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졌다. 청중들을 웃기기 위해 대본에 들어 있던 이 말은 구글이 소프트웨어 지원자들에게 자주 던지는 면접질문이다. 버블정렬은 비참할 정도로 느리기에 오바마의 농담에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린 것이다.
[용어 설명] 버블정렬(bubble sort): 서로 이웃한 데이터들을 비교하며 가장 큰 데이터를 가장 뒤로 보내며 정렬하는 알고리즘. 제일 작은 항목이 물속의 거품처럼 제일 위로 상승하고 제일 큰 항목이 끝자리로 가기 때문에 거품과 움직임이 비슷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
구글은 지원자의 창의성을 평가하기 위해 괴상한 면접질문을 던진다. 혁신적 사고를 테스트하기 위해 확실한 정답이 없는 개방형 질문을 사용하는데, 면접관이 이전에 들어보지 못한 대답을 한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런 방식은 ‘주관식 지력 테스트’이며 구글의 면접방식으로 유명하다. 다음은 구글 면접관들이 던지는 괴짜 질문들이다. 특별한 지식이 필요 없는 흥미 있는 퀴즈이다. 다음 문제로 자신의 지력을 테스트해 보라.
[질문 1] 다음 둘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첫째, 농구공을 받아 딱 한 번 슛을 할 기회가 있고, 골을 넣으면 1,000달러를 받는다. 둘째, 세 번 슛을 해서 두 번을 넣으면 똑같이 1,000달러를 받는다.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질문 2] 이제까지 자신이 본 가장 아름다운 방정식은 무엇인가? 설명해 보라. [질문 3] 3시 15분에 아나로그시계의 분침과 시침 사이의 각도는 몇 도인가? [질문 4] 당신과 이웃 사람이 같은 날 창고세일을 열었다. 둘 다 똑같은 물건을 팔려고 한다. 당신은 그 물건을 100달러에 팔 생각이다. 그런데 이웃사람은 40달러에 팔겠다고 알려왔다. 두 물건은 완전히 똑같은 상태다. 이웃 사람과 특별히 사이가 좋지 않다고 가정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
페르미 추정
1950년 어느 날, 당시 미국은 상공에 등장했다는 비행접시 루머 때문에 전국이 시끄러웠다. 물리학자인 엔리코 페르미는 우주에 얼마나 많은 외계문명이 있을지, 가장 가까운 외계문명은 얼마나 가까운지 계산하는데 관심을 가졌다. 여기서 ‘페르미 추정(Fermi question)’이 시작된다. 시카고 대학교로 돌아온 페르미는 그보다 난이도가 낮은 문제로 학생들을 괴롭혔다. 그가 강의실에서 낸 가장 유명한 퀴즈는 “시카고에는 피아노 조율사가 몇 명이나 있는가?”였다. 그 후 기업들은 인문학 전공자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면접에서 특이한 수량을 추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여러 기업으로 페르미 추정은 확산되었다.
“미국에는 주유소가 몇 개나 있나?” (GM)
“캘리포니아에는 환경미화원이 몇 명이나 있을까?” (애플)
“스타디움을 전부 채우려면 골프공 몇 개나 필요할까?” (JP모건 체이스)
“게토레이 한 병을 생산하는 데 드는 총비용의 견적을 내라.” (존슨앤드존슨)
“연간 몇 대의 진공청소기가 만들어지는가?” (구글)
채용기업 입장에서 페르미 추정의 장점은 문제를 만들기 쉽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원자는 도통 들어본 적이 없는 새로운 질문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은 면접관조차 새로 만들어진 페르미 추정의 난이도를 가늠하기 어렵고 정답을 모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난해한 페르미 추정도 논리력과 창의력으로 풀어가는 과정을 평가하기에 개념을 파악하여 연습해 보면 익숙해진다. 기존의 사고방식에 구속되지 말고 창의적인 발상을 시도하노라면 다양한 접근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 창의성은 다른 지원자와 당신을 차별화시키는 포인트가 된다.
옥스브릿지 면접질문
유럽으로 가면 옥스브릿지(Oxbridge) 면접질문이 유명하다. 영국 옥스퍼드와 캠브리지 대학교 지원자들은 오래 전부터 어려운 면접 관문을 넘어야 했다. 옥스브릿지 질문에는 영국적 기발함이 가미된 수수께기와 철학적 패러독스가 들어 있다.
“화성에서 온 사람에게 인간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이 세상 물의 몇 %가 암소 한 마리 안에 들어 있는가?”
“죽이는 행위가 유일한 쾌락인 사이코패스를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기계에 연결시켜 원하는 만큼 죽일 수 있게 하는 건 윤리적인가?”
“백열전구를 주제로 말해보시오.”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과 지리학 간의 상관관계는?”
“어떻게 해야 성공적으로 혁명을 일으킬 수 있나?”
“당신이 까치라면 어떨 것 같나?”
“당신이 그레이프프루트(북아메리카의 특산 과일)라면 씨앗을 남기는 게 낫겠는가, 씨 없는 품종이 되는 게 낫겠는가?”
“인류가 멸종한다면 예수 재림이 가능할까?”
Why로 시작하라
대화 시 한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는 시각이 55%, 청각이 38%, 언어가 7%에 이른다는 ‘메라비언의 법칙(The Law of Mehrabian)’은 매우 유용하다. 따라서 면접 시에는 면접관들이 눈으로 느끼는 지원자들의 용모와 복장, 제스처, 태도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지원자들도 면접관 표정을 관찰하며 대응해야 한다. 만일 당신이 지원자이고 대답을 열심히 하는데도 면접관이 “So What?”(그래서 어쩌라고?)하는 표정이면 답변이 불충분하다는 뜻이다. 아무리 본인이 적합한 인재일지라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그래서 면접에서는 질문의 본질에 대해 Why로 시작해야 한다. “면접관이 이 질문을 왜 하는 걸까?”에서 답변이 시작되는 것이다.
아마존 최장기 베스트셀러이자 TED 강의 900만 조회로 역대 최고의 기록을 갱신한 <Start with Why>의 저자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은 국내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삼성과 애플의 차이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삼성은 탁월한 스펙을 갖춘 갤럭시 S6의 품질로 자신의 가치를 정의하려고 한다. ‘삼성전자는 이렇게 탁월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라고 증명해 보였다. 하지만 애플 고객들은 ‘So What?(그래서 어쩌라구?)’라는 반응을 보일 뿐이다.” 반면에 애플은 「삶을 바꾸는 것이 애플의 목표다」라는 존재이유에 집중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수많은 MP3플레이어, 수많은 태블릿, 수많은 스마트폰이 있지만 시큰둥하다. 그런데 자신들의 삶을 바꾸어 놓는 애플에는 열광한다. 애플은 자신의 What(제품)으로 자신의 Why(존재이유)를 항상 입증해 왔다. 고객들은 애플의 What이 아니라 Why를 구매하는 것이다. 그런데 애플보다 스마트폰을 더 많이 파는 삼성에는 Why가 보이지 않는다. 고객들이 삼성 제품을 마음에 들어 하지만 삼성의 why를 모르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삼성 제품과 사랑에 빠질 수는 없다. 스마트폰을 많이 판다고 고객 충성도가 높다고 볼 수 없으며, 저렴한 가격이나 프로모션 때문에 기업은 Why가 없어도 성공할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다. 그러나 비용이 많이 들고 오랫동안 지속할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매출액 대비 마케팅 비용은 애플은 0.6%에 불과하고 삼성은 5.4%에 달한다. 삼성에 필요한 것은 높은 스펙이 아니라 Why를 담은 제품이다. |
여기서 고객은 면접관이요 삼성과 애플은 지원자로 바꿔보자. 면접관은 스펙을 강조하는 삼성의 What보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설명하는 애플의 Why에 공감을 느낀다. 당신은 Why로 면접에 임해야 한다.
“면접관은 내 입사지원서류와 인.적성검사 결과에 대해 어떤 선입견을 가지고 있을까?”
“이번 질문은 왜 물어보는 걸까?”
“어떻게 대답하면 내가 적합하다고 평가할까?”
“말만 잘한다고 내 말을 믿어줄까? 그러면 어떤 경험으로 매칭하면 공감해 줄까?”
“대답하고 싶은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면 효과적일까?”
등등…당신은 Why에 집중하여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면접에서는 ‘Why’에 귀 기울여야 한다. “면접관은 왜 이런 질문을 내게 하는 걸까?”, “내 답변에 면접관은 ‘그래서 어쩌라구?’라는 표정을 왜 짓는 걸까?” 등 면접질문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끊임 없이 ‘Why’를 경계해야 한다. 면접은 지원자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자리가 아니라 면접관 궁금증을 풀어주는 자리이다. 면접관 질문에 대해 자신에게 ‘Why’로 먼저 물어보라. 그런 후 답변하라. 면접은 Why로 시작해야 실마리가 풀린다.
구글 면접은 왜 어려울까?
구글 면접이 어려운 이유는 정답이 없는 개방형 질문이기 때문이다. 행동관련 역량질문과 직무 관련 질문 등 일반적인 면접질문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일부 직무는 실제 능력을 검증하는 Work Sampling 방식을 도입하지만, 이것으로 스킬은 확인할 수 있지만 협업능력이나 문제해결능력 등 실제 업무에 중요한 역량을 평가하기 어렵다. 그래서 구글처럼 주관식 지력 테스트와 논리 퍼즐, Brainteaser, Guesstimation, Business Case 등 다양한 면접질문으로 확대된다.
개방형 질문은 논리적 사고와 창의력을 토대로 면접관과 소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런데 암기식 입시교육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나라 학생들은 논리적 사고와 창의력이 약하다. 그래서 개방형 질문이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국내 기업들은 지원직무를 잘 수행하고 해당 기업에 잘 부합되는 인재인지 평가하기 위해 주로 직무면접, 프리젠테이션면접, 집단토론면접, 영어면접, 인성면접 등을 실시한다. 은행과 일부 기업들은 1박2일 합숙면접을 진행하며 면밀하게 지원자를 평가한다. 컨설팅이나 금융 전문직 분야는 Case 면접으로 논리적 사고와 커뮤니케이션 역량 평가에 비중을 둔다. 하지만 대부분 국내 기업들은 실무면접과 임원면접이라는 절차와 역량면접, PT면접, 토론면접, 인성면접이라는 면접방식에 머물고 있다. 그래서 지원자들은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면접 대응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스펙 위주로 채용하던 국내 기업들의 채용방식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학벌이나 스펙이 직무 수행능력과 무관하다는 사실이 분명하기에, 기업들은 직무역량 중심으로 채용방식을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면접방식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많다. 따라서 면접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 ‘Why?’라는 사고와 ‘논리적 사고’를 길러야 하고, 모든 취업준비와 입사지원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은 면접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취업은 면접에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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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소개
김호종 (mentor@careermap.kr)
- 한국취업코칭센터 대표 / 취업전문가
前 피플앤컴퍼니 대표이사, 유니코써어치 상무, CJ그룹 팀장, 두산그룹 과장
- 대학 및 기관 대상 취업특강/취업캠프, 개인별 1:1 취업컨설팅 진행
- 취업블로그 ‘김호종의 아주 특별한 취업컨설팅’ 운영(http://blog.careerma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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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엑센츄어(Accenture) 면접문제 정답
1. 기린을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정답) 냉장고를 열고, 기린을 집어 넣고, 문을 닫는다.
2.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정답) 냉장고를 열고, 기린을 꺼내고, 코끼리를 집어넣고, 문을 닫는다.
*이 질문은 행동의 논리적 귀결을 인식하는 능력을 테스트한다.
3. 라이언 킹이 동물회의를 열었다. 한 동물만 빼고 모든 동물들이 참석했다.
빠진 동물은 무엇인가?
(정답) 코끼리. 코끼리는 냉장고에 들어가 있어 참석할 수 없다.
*이 질문은 기억력을 테스트한다.
4. 악어나라에서 강물을 건너야 하는데 보트가 없다. 어떻게 건너겠는가?
(정답) 헤엄을 쳐서 건넌다. 악어들은 모두 동물회의에 가고 없다.
*앞서의 실수들에서 얼마나 잘 배웠는지 테스트하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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