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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Essay

[김호종 칼럼] 미안하다 사랑한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하나,

오늘도 세상은 그냥 넘어가지 않고 용산에 불행을 남겼습니다.

신문과 방송, 인터넷을 아지트 삼는 수 많은 매체들은 뉴스를 전합니다.

하나의 이슈는 분초를 다투며 수십개 뉴스로 태어납니다.

좋은 뉴스는 보이지 않고 나쁜 뉴스가 꼬리를 무는군요.

아이들은 어려서 부터 나쁜 뉴스에 물들며 자랍니다.

눈에서 머리로, 머리에서 마음으로 나쁜 뉴스가 씨앗을 뿌립니다.

"세상이 나빠도 나만 좋으면 될 뿐이고..."

 

우스개 같은, 아니 사실 같은 우스개 한 토막 들려 드리지요. 

    부럽지 않은 재벌그룹 회장이 임원 몇 사람을 집으로 보냈습니다.

   그 중엔 A상무도 포함되어 있었지요.

   몇 개월이 흐른  회장은 사장에게 보고를 받다가 A상무를 찾았습니다.

   지금은 다른 임원이 맡고 있는 업무인데 착각한 거지요.

   A상무가 아직 쉬고 있는 것을 알던 사장은 그가 집에 있다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회장은 무표정하게 사장 얼굴을 쳐다 보더니 대뜸 말하지요.

   "집에서 놀면 뭐해, 당장 나오라고 해!"

   이 한마디 말에 A상무는 다시 회사로 복귀하는 행운을 얻었지요.

   그 후로 퇴임하는 임원들은 혹시 하는 마음에 당분간 집에서 쉰다고 하는군요.

퇴직 임원을 관리하기 위한 고단수의 묘책으로 보이는지요, 아니면 희극 같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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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 대기업에 함께 입사한 B, C 두 사람은 비슷하게 승진하면서 임원이 됩니다.

B상무는 유능한 상사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유리한 입지를 다졌습니다.

그러다 오너 회장의 스탭으로 일하는 기회가 생기고 회장 눈에 들면서 부사장이 되지요.

B부사장은 회장 가까이 일하면서 신뢰와 능력을 인정받고 있기에 앞 길이 훤하네요.

반면에 C상무는 책임감이 강하고 회사를 위해 일만 열심히 할 뿐이었습니다.

일보다 중요한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 터득하지 못했던 거지요.

결국 평년보다 많은 임원을 퇴임시키는 지난 연말 인사 때 대상이 되었습니다.

경기 침체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예상보다 빨리 퇴임하는  부른 거지요.

 

사실 B부사장과 C상무는 능력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B부사장은 幸運을 주는 사람들과 인연을 맺으면서 자신의  키우는 셈이지요.

B부사장과 비슷한 학력, 성품,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 중 기업에서 아직 부장으로 근무하는 사람,

오래 전 직장을 그만두고 자영업에 종사하며 고생하는 사람,

근년에 퇴직하여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심한 좌절을 겪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요.

이렇듯 사람의 행, 불행은 사람마다 다르게 찾아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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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감원과 해고의 불행을 겪는 중년층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행복을 희망하지만 삶은 예기치 않은 어려움에 항상 노출됩니다.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정신적으로 행복한 환경 속에서 살기를 원하지만,

대부분 행복감보다 불행을 많이 느끼면서 살게 되지요.

돈이 부족해서 고통을 겪거나 혹은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세상은 말합니다, 사람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만 바꾸면 행복해진다고 賢者들이 알려 주고 있지요.

세상과 우주라는 전제를 통해 자아를 버리는 賢者라면 행복을 논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마음의 평화를 구하여 행복 속에 머무는 건 잠시일 뿐입니다.

부모자식과 인연을 끊지 않는 한 여러 삶의 생로병사는 우리 곁을 떠나지 않지요.

 

행복을 구하지만 능력이 부족하고 운이 닿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팍팍한 현실이 하니 앞을 가로막아 무기력 속으로 몰아 세운다면요?

그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들이 매일 고통 받고,

주변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친 죄책감이 영혼을 갉아 먹고 있을 때...

도저히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죽고만 싶을 때...

하지만 그럴 용기마저 없는 나약한 자신을 발견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요?

 

세상은 賢者를 위한 삶이 아닙니다.

세상은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삶이지요.

賢者들은 아예 넘어지지 않는 삶의 행복을 구하지만,

넘어지고 쓰러지고 다치고 다시 일어서고 그렇게 사는 우리들의 삶입니다.

만일 불행으로 넘어졌다면 이렇게 외쳐 보세요.

"미안하다 사랑한다!"

 

사랑 받기보다 사랑하기 때문에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잘리든, 하는 사업이 망하든, 사람에게 속아서 큰 손실을 보든 간에

고통에 맞서 싸우면서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미안하기 때문에 다시 일어나 행복을 만들어야 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다시 일어나 감싸주며 용기를 북돋아야 합니다.

 

감원, 퇴출자살, 사고 등등 나쁜 소식에 휩싸인 시기를 살면서...

드라마 제목보다 더욱 아름다운 외침을 알려 드립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