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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Interview

|면접 차별화| 스펙 좋은 너, 일 잘하는 나

스펙 좋은 너, 일 잘하는 나

   면접은 시험이 아니다. 면접질문은 지식에 대해 묻는 것이 아니라 지원기업에 입사했을 경우 업무적으로 얼마나 기여할 사람인지 평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면접에서는 일 잘하는 사람으로 부각되어야 한다. 일은 업무지식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 복잡한 상황 속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추진력이 요구된다. 이처럼 면접질문은 암기하여 답변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며, 자신의 지식과 경험, 가치관을 바탕으로 현장에 적응하는 능력을 부각시켜야 한다.

 

경력 좋은 반기문, 정치 적합도는 빵점?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을 하며 외교부의 전설로 불렸던 반기문씨가 지난 1 13일 귀국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인천공항에서 가진 귀국 기자회견에서 "정권 교체가 아니라 정치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 "저는 이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묶어서 세계 일류 국가로 만드는 데 분명히 제 한 몸을 불사를 각오가 돼 있다"고 외치며 대선 출마 행보를 시작했다.

하지만 2 1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제가 주도해 정치 교체를 이루고 국가 통합을 이루려 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는 결정을 했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반기문 대망론은 왜 작심 20일만에 막을 내린 것일까?

 [사진] 1/13 귀국 시(왼쪽)와 대비되는 2/1 대선 불출마 기자회견 시 반기문 총장 (출처: 편집) 


선거 전략 미비, 정치 참모 부재, 추락하는 지지도 등이 발목을 잡았지만, 기본적으로 반기문 전 총장은 정치에 적합하지 않다. 귀국 후 지옥 같은 20일을 겪은 후 낙마한 그는 그 동안 살아 오면서 가장 잘못한 선택이 정치참여라고 말했다.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을 하며 국제적 경험을 쌓았는데도 국내 정치 현장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유시민 작가는 JTBC ‘썰전에서 정치는 고귀한 목표를 추구하는 활동이지만, 그 과정은 때로 짐승이 되는 비천함을 감수해야 하는 직업인데 반기문 전 총장은 이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취업전선에서도 유명 대기업이라는 외형 때문에 무조건 입사했다가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을 겪으면 직무가 맞지 않다고 중도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 반기문 낙마는 이와 유사한 사례가 아닐까 싶다.

 

서류전형은 일등, 면접은 낙제점

20158월 조선일보와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실시한 광복 70주년 국민의식 조사에서,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1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62.1% 1위였다. 반기문 총장은 새누리당(60.2%), 새정치민주연합(60.5%) 지지층뿐 아니라 무당파(64.8%)에서도 "대통령으로 적합하다"는 응답이 높았다. 


[이미지] 20158월 실시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결과 (출처: 조선일보) 

 유엔 사무총장 재직 시 반기문 대망론이 커졌지만, 지난 1월 귀국 첫날부터 공항철도 발권기 실수, 생수 구입 해프닝, 국립현충원 방명록 커닝, 퇴주잔, 봉하마을 방명록, 조류독감 방역체험 등의 구설수로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지지율이 13%대로 추락했다. 각종 악재가 겹치며 문재인 전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가 무려 20% 넘게 벌어졌다.

사전 여론조사는 일종의 서류전형이다. 반기문 전총장은 스펙과 좋은 배경 때문에 서류전형에서는 일등을 차지했었지만, 면접 후보자가 되어 정치를 잘 할 사람인지 매서운 심판을 받게 되자 낙제점을 받으며 스스로 중도 사퇴하고 만다. 정치현장에서 일어난 반기문 해프닝은 취업현장에서도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채용기업은 면접과정에서 지원자를 면밀히 평가하게 된다.

  

지피지기 취업일승

지난 글에서 면접준비 ABC 지원기업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취업난 때문에 수십 군데 지원하는 것은 어찌할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지피지기 하지 않고 지원하는 묻지마 지원은 실패로 끝난다. 기업마다 서류전형 평가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준비 없이 지원하더라도 서류전형을 통과하는 기업은 나온다. 하지만 면접에 가면 지원기업과 직무에 대해 잘 준비해 온 다른 지원자를 뛰어넘기 어렵다. 지원하는 기업마다 모두 준비할 수는 없더라도, 승부를 걸어야 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의 자세가 필요하다. 철저한 지피지기로도 취업일승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면접관 입장에서 준비하라 

서류전형 단계부터 면접관 입장에서 준비해야 한다. 출신학교와 전공, 외국어 능력, 활동경험 등의 스펙은 팩트(Fact)이다. 면접에서는 팩트를 중심으로 지원기업과 지원직무에 적합한지 검증하는 과정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서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한다.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는 면접관이 면접 기초자료로 사용하는 면접 출발점이다.

면접에서는 취업에 대한 높은 이상을 지녔더라도 비천한(?) 업무현장을 잘 알고 대응해야 한다. 예를 들면 GS리테일 같은 편의점분야 영업관리 직무로 지원했다면, 입사 후 초반에 맞닥뜨리게 되는 매장업무의 고단함과 SC(Score Consultant) 배치 후 다양한 점주들의 갑질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된다. 편의점 대기업이 점주들에게 갑질하는 뉴스를 가끔 접하지만, 실무현장에서는 힘없는 신입 SC에게 갑질하는 점주들이 더 많다. 담당 점포 판매실적이 SC 실적으로 평가 받기 때문에 명절에는 부진한 점포 실적을 올리기 위해 SC가 자비로 명절 상품을 매입해야 하는 달갑지 않은 상황도 생긴다. 이를 전혀 모른 채 영업관리 직무로 지원했다가는 면접관 질문에 잘못 대응할 수 있다. 이처럼 막연한 준비 대신 지원직무에 대한 실무현장을 충분히 알고서 면접을 준비해야 한다.

 

지원직무에 대한 자신의 강점은? 

면접에 임할 때는 자기자신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지원직무에 대해 어떤 점이 적합하고, 무엇이 부족한지 정확하게 알아야 취업 일승이 가능하다. 반기문 전 총장처럼 스펙과 경력 때문에 여론조사에서 일등을 차지하고, 대선 후보로 추대하겠다는 주변의 아우성 때문에 정치판에 덜컥 뛰어들었다가는 실패한다. 평생 공직생활을 하며 주어진 울타리 안에서 맡은 일은 잘했지만, 권모술수가 난무하고 비천함을 겪어야 하는 정치판에서는 20일만에 녹다운 되고 말았다. 반기문 전 총장의 낙마는 면접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교훈이다. 

인사직무를 하고 싶으나 취업가능성이 낮아 편의점분야 영업관리 직무를 고민해야 하는 현실이다. 사람들은 다양한 잠재역량을 지녔기에 한 가지 직무가 아니라 몇 가지 직무에 적합할 수 있다. 하지만 취업은 의욕만으로 돌파할 수 없다. 면접을 준비할 때는 지원직무에 대해 자신이 얼마나 적합한지 냉철하게 분석한 후 준비해야 한다. 특히 면접에서는 적합한 직무로 지원하여 철저한 지피지기의 준비가 필요하다. 

 

스펙 좋은 너, 일 잘하는 나 

what is the number of the parking space containing the car?

홍콩의 초등학교 입학시험에 나온 추론문제가 SNS를 뜨겁게 달군 적이 있다. 자동차가 주차된 장소에 들어갈 숫자를 맞추는 문제인데, 16, 06, 68, 88 다음에 들어갈 숫자를 맞추는 문제였다. 홍콩의 여섯 살짜리 어린이는 이 문제를 20초 만에 풀었지만 어른들은 쉽게 풀지 못한다. 

 

다음은 구글 면접문제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한 컨퍼런스에 참석했다가 참석자에게 질문 받고선 풀지 못했던 자사의 면접문제이다. 구글 면접은 정답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나타나는 창의력, 상황 대처 능력, 순발력, 논리적 사고 등을 평가하는 것이 목적이기에, 정답을 찾는데 익숙한 지원자에게는 어려운 면접방식이다. 

당신이 해적선의 선장인데, 금 한 상자를 발견했다. 당신이 제시한 금 배분 방안이 해적 50% 미만의 지지를 받는다면 당신은 죽는다. 당신도 살아남고 금도 챙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런데, 시험형식의 면접도 공부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 잘하는 사람을 찾는다. 면접에서는 자신보다 더 좋은 스펙을 갖춘 지원자가 많다. 하지만 겁 먹지 마라. 다른 지원자들의 좋은 스펙과 경험을 인정해 주는 대신, 그들보다 더 일 잘하는 당신의 강점을 인정 받으면 된다. ‘스펙 좋은 너, 일 잘하는 나라는 컨셉으로 지원직무에 적합한 인턴, 아르바이트, 사회활동 등 인생경험을 팩트로 만들어 쿨하게 이야기하라.

 

최근 영화 중 뮤지컬 로맨스인 라라랜드가 퍽 인상적이었다. 여주인공 미아는 배우 지망생이다. 오디션마다 참가하며 열정적으로 연기하지만 무시 당하는 존재감 때문에 상처 받는다. 배우의 꿈을 접으려는 순간 찾아온 오디션 기회마저 내키지 않아 할 때, 재즈 피아니스트인 남친 세바스찬의 격려로 도전해 본다. 정해진 대사 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보라는 순간, 미아는 이모 이야기를 하며 ‘the fools who dream’을 노래한다. 예전처럼 기를 쓰며 연기를 잘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 자신의 경험을 팩트로 만들어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결국 미아는 배우로 성공한다.

좌절하는 미아 모습에서 광탈 당하는 취준생 모습이 연상되고, 꿈을 이루는 미아와 세바스찬을 통해 빨리 가기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채용기업들은 점차 스펙이 아니라 실무역량을 평가하여 채용하려고 한다. 따라서 취업에 성공하고 싶다면 창의력과 논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문제해결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면접에서는 스펙 좋은 사람이 아니라 일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취업은 면접에서 결정된다. 취업이 불리하다면 스펙 좋은 너, 일 잘하는 나라는 컨셉으로 면접을 차별화하라!


▣ 면접 팁 ③